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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_헤르만 헤세 본문

시우의 일상 🐣/BOOK

데미안_헤르만 헤세

어서오시우 2024. 1. 2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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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계]
온화하고 깨끗한 세계에서 살던 소년이 탕아들의 세계에 접하게 되고 그들에게 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과수원에서 도둑질을 한 이야기를 꾸며내었다. 소년은 하느님과 목숨을 걸고 거짓 맹세를 하였다. 어쩌면 사소한 이 행동으로 인해 소년은 프란츠에게 약점을 잡히게 되고, 
끌려다니게 된다.
"나의 죄악은 이것이냐 저것이냐가 아니었다. 나의 죄악은 내가 악마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 자체였다."


[카인]
"구원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왔다. 동시에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의 삶 속으로 들어왔고, 그것은 오늘날까지 계속 작용하고 있다."
소년은 데미안에게 구원받았다.


"돌 하나가 우물 안에 던져졌고, 그 우물은 나의 젊은 영혼이었다."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
"아주 많은 사람이 영원히 이 절벽에 매달려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지나간 것에, 잃어버린 낙원의 꿈에, 모든 꿈 중에서 가장 나쁘고 가장 살인적인 그 꿈에 한평생 고통스럽게 들러붙는다."

나는 이번 목차를 읽으면서 데미안이라는 인물에 대해 많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데미안은 마치 새로운 종교같기도 했고, 이단자같이 느껴지기도 했으며, 순수한 영혼을 절반쯤 지니고 있는 한 소년을 타락시키는 것 같기도 했다.

"때로 의심을 가지면서도 내 유년의 모든 체험에서 나는 우리 부모님이 사는 것 같은 경건한 삶의 현실에 관해서 충분히 알았다. 경건한 삶이란 품위 없는 것도 허위도 아님을 알았다."
나는 소년의 이 생각에 깊이 동의했다.

데미안은 '십자가 수난 이야기'에 늘 그랬듯이 회의감을 품었고 다르게 해석했다.
회개하고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도둑이 비겁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회개하지 않은 도둑이야말로 진정한 사나이라고 하였다. 자신의 길을 끝까지 갔으며 거기까지 가도록 도와준 악마로부터 마지막 순간에 비겁하게 도망가지 않은, 당당한 개성을 가진 사나이라고 이야기했다.
데미안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불쾌감을 느꼈다. 그는 도대체 사회와 법, 경건함에 대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혼란스러워하는 소년에게 "심각할 거 없어! 하지만 네게 뭔가를 말하고 싶었어." 라고 말하는 데미안이 책임감 없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모든 것을 존경하고 성스럽게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해. 인위적으로 분리시킨 이 공식적은 절반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를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는 신을 위한 예배와 더불어 악마를 위한 예배를 가져야 해. 그게 올바른 일인 것 같아. 혹은 예배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할 것 같아. 악마도 그 안에 포함하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세상일들이 일어날 때 그 앞에서는 눈을 감지 않아도 되는 신을 위해서 말이야."
나는 어떤 이야기에 대해 회의감을 품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 결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도의적으로 옳지 않을 때는 말이 달라진다. 인간은 짐승과 다르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옳과 옳지 않음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데 데미안은 세상에 '옳지 않음' 이라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를 통해 그 자신만의 '옳음'이라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옳은 일이 다른 사회에서는 옳지 않은 일인 경우도 있다는 데미안의 말은 맞다.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각 사회의 올바른 일 자체를 부정하는 데미안의 발상은 동의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편안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자신의 판결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금지된 것 속으로 그냥 순응해 들어간다고 하는데, 글쎄다.
데미안에게 그냥 산 속에 들어가서 혼자 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종말의 시작]

'나는 넘치는 만족과 쾌적함 속에서 쉼 쉬도록 태어난 사람이 아니었다. 고통과 쫓김이 필요했다. 언젠가 이 아름다운 사랑의 영상에서 깨어나 오로지 고독과 싸움뿐인, 평화나 공존이란 없는 타인들의 차가운 세계 속에서 홀로, 다시 온전히 홀로 서게 되리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약 2주..3주? 간에 걸쳐 드디어 완독하였다.

내용도, 문체도 내 취향은 아니라서 그리 재미있게 읽진 않았음에도 몰입도는 좋은 책이었다.
필독도서에 늘 꼽히지만 읽으면서 이 책이 필독도서야?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완독한 뒤에는 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다.
내가 '나의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은 무엇인가. 나는 안주하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인가?
나는 고통과 쫓김을 즐기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나도, 올해는 안주라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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